이런 여행

창밖에는 비가 내리고

거실에는 남편의 커피 향이 천천히 퍼진다.

나는 기타 줄을 가만히 튕기며

수줍은 듯 그 선율 위에 나즈막히 허밍을 얹는다.

오늘은 어디에도 가지 않아도 좋고,

무언가를 하지 않아도 좋다.

이 순간이 좋아서

미리 적어둔 하루의 계획을 하나씩 지운다.

해야 할 일 대신

하고 싶은 마음만 남겨두고,

시간을 아끼는 대신

시간을 천천히 흘려보낸다.

여행은 꼭 많은 곳을 보는 일이 아니라

평소에는 너무 바빠서 바라보지 못했던 것들을

오래 바라보는 일인지도 모른다.

비 내리는 창밖을 보고,

커피 향에 잠시 머물고,

노래를 흥얼거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같은 공간에 머무는 것.

글쓴이

hurmannhusse

■ Granny Chic 세상 멋진 할머니로 살기 ■ 이과적 사고로 돈을 벌고 문과적 감성으로 삶을 즐깁니다. ■ 비틀즈는 Beetle 딱정벌레에서 e를 a로 바꾸면서 Beat 박자라는 의미를 주었던, 사랑하는 Hermann Hesse 헤르만 헤세의 e를 u로 바꾸면서 저의 브랜드명 Hurmann Husse 허름한 허세가 탄생했습니다.

“이런 여행”에 대한 2개의 생각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